우리나라는 이상하게도 술에 관해서는 상당히 관대한 나라입니다.
정체불명의 통계에 의하면 OECD 국가중 주류 소비량이 상위권도 아닌 선두권이라지요?
(인구도 적은 나라가 ;;;)

매년 신입생들이 대학에 들어가는 시점에는 꼭 사발식하다가 죽는 사람이 몇 명씩은 나오고, 대학 축제때는 으레 모든 학과들이 주점을 열고, 학생들은 밤새도록 술을 마시고 아침에 잔디밭에서 눈을 뜨는 일이 벌어집니다.

정신차리고 몇 년 열심히 공부해도, 회사 들어가면 다시 술 고문 시작입니다.
그래도 여자들은 좀 낫지만, 남자들은 예외없이 남자라면 술을 먹어야 한다는 해괴한 논리에 떠밀려 술에 떡이되어 늙어가는 것이 생활이지요...

저는 술을 못 먹는 체질은 아닙니다. 술자리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좋아하고요.
하지만 술자리가면 꼭 있는 주당(이라 쓰고 술꾼이라 읽는다..)들 보는게 정말 싫습니다. 제 동기중에도 평소에는 정말 교양있고 아는 것도 많고 점잖은데, 술만 앞에 있으면 좌청룡 우백호를 죽이고, 소주를 앞에두면 소주잔이 아닌 컵을 찾는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그 놈이 참석하는 술자리에 갈 일이 있으면 완전히 가시방석 같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나라는 술에 너무도 관대합니다.
술만 보면 컵을 들고 타인을 쫓아다니며 강권을 가장한 고문을 하는 사람도, 술만 보면 필름이 끊어질 때까지 마시고 꼭 길거리에서 먹은 것 확인하고 깽판치는 사람도, 술만 마시면 가족들 두들겨패는 알콜 중독자들도, 술 못 마시는 사람이나 술에 이미 취해서 거절하는 사람이나 가리지 않고 꼭 술을 먹여서 흐트러져야만 좋아하는 사람도, 우리는 너무 관대하게 대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마르고 닳도록 좋아하는 미국이나 유럽쪽에서는 도저히 이런 모습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물론 그들이 잘났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영어 회화 학원에 다니며 다양한 나라 사람들을 만나보았습니다. 그 다양한 나라 사람들이랑 뒷풀이하러 호프집가서 맥주 기울이면 하는 이야기는 열이면 아홉은 술 못 마시고 죽은 듯한 우리나라 주당들 이야기입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무섭다고 하는 사람에, 심지어 한국에서는 그런 주정뱅이를 방치하냐는 사람까지도 있었습니다. 정말 쪽팔리지요. 세상에 백해무익한 술이 어떻게 해서 우정과 용기와 남성미(男性美)의 상징이 되어서 숭상받아야 한답니까?

2007/08/19 16:13 2007/08/1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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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불멸의 사학도 2007/08/20 00:25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외국에 비하면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조차도 가벼운 편이지만, 그래도 조금 강화되었다고 술 마시고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니 다행이랄까요...

    하지만 우리나라와 술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습니다... 저도 그게 불만이지만, 우리의 음주역사는 2천년 전부터 그대로 이어져 왔으니까요...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 나오는 우리나라 소국들을 설명할때마다 음주가무를 즐겼다는 내용은 무조건 빠짐없이 나올 정도니까요..

  3. BLUE 2007/08/20 15:12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ㅎㅎㅎ잘지내시지요?..
    덥습니다..^^
    건더기님의 포스팅이 저를.. 한달 보름쯤으로 거슬러가게합니다.
    퇴원후 ..경미하게나마 금단증상이 있었습니다만...단주중입니다.

    또다른 증상..depression이 괴롭힙니다만..잘 견디고 있습니다.

    -건강하세요..

  4. 루돌프 2007/08/20 23:57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백해 무익까지는 아니지만, 최근엔 술은 안마시고 있습니다. 햐햐햐.

  5. 티에프 2007/08/23 20:43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근데.. 술고래는 어느 나라를 가나 마초적 남성의 상징인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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